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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피의 상상

비 오는 날, 땅거미지고 말수가 줄어들 때면

비 맞으며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바깥과 대비되는

따뜻한 실내의 주황빛 조명 아래

 

앤티크한 나무의자에 앉아서

비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를

 

그 모습을

 

읽고있는 남자.

 

남자는 무릎위에 한뼘만한 낡은 카키색 수첩을 놓고

오른손엔 붉은 지우개가 달린 노란 연필을 들고 있다

 

왼손의 머그컵엔 쓰고 진한 커피가 담겨있다

그는 외로워 보이지만 외롭지 않다

그가 고독해 보이지만 그는 편안하다

 

남자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주위는 가게안 손님들의 말소리와 음악, 잡음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소리만 들리고 그 남자만 보인다

 

그 남자를 계속 지켜봤다. 내가 그 남자가 된 것 같다. 어두운 밤하늘을 야트막한 곳에서 비추고 있는 가로등과 창문에 붙은 빗방울

 

가로등 주변에만 비가 내린다

 

이제 빗소리와 비가 내리는 모습,

그윽한 커피향만 느껴진다

 

고독과 외로움

 

혼자있는 시간도 즐길 줄 아는 사람.

 

그 남자는 잠깐을 만나도 울림을 주고

여운을 남기는 그런 남자다

 

요즘도 커피를 마실 때면 그 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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