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 학교 앞 꿀돼지 2020. 01. 01 새해 첫 날 아침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에 가봤다. 등교시간이 13분이던 거리가 6분 정도로 줄어들어 있었다. 꿀돼지 문방구는 예전 그대로다. 무서운 주인 아줌마도 그대로였다. 가끔 동네에서 마주치지만 지금 봐도 무서워서 선뜻 인사는 하지 못한다. 속으로만 티 안나게 반가워할 뿐이다. 학교 구경을 마치고 운동장에서 정문을 향해 내려오는데, 꿀돼지 문방구에서 주인 아줌마가 문방구의 오래된 철문을 잠그고 어디론가 가시는 뒷 모습을 보았다. 곰돌이 푸가 그려진 남색 책가방을 매던 쪼그만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담배에 불을 켜고 아줌마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지켜본다. 누가 뭘 훔쳐가면 ‘저 놈 시키 뭐 훔쳐갔다!’ ‘저 놈 시키 잡아라!’ 하시던 아줌마가 어제.. 더보기 이전 1 다음